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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4

처음 _ 김이박 2020. 5. 30.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_ 밤 01 첫 문장을 쓰고도 지루한 침묵이 이어졌다. 다음을 한 문장도 쓸 수 없었던 탓이다. 꿈이 있으면 뭐 해. 그 망할 게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고등학교 교사인 어머니는 유난히 보수적이고 무뚝뚝하셨다. 박정수가 처음 연기를 하겠다며 집을 나오던 날, 신발 끈을 묶던 머리 위로 그렇게 말했다. 어리고 철없던 그때에는 보란 듯이 성공해서 어머니가 틀렸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호기롭게 생각했는데, 1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은 오지 않는 연락에 전전긍긍 하고 있는 오디션 발표 날마다 그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울렸다. 촉이 날카로운 만년필 끝에서 새어나온 잉크가 종이를 짙게 물들이고 구멍을 만들 동안에도 한 글자도 더 적어내리지 못한 채로 시간이 흘렀다. 그런 그를 힐난하기라도 하듯, 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 2020. 5. 30.
pool _ Terry 엄마도 그 시절은 그 나이의 파마머리 군집들처럼 누나는 음악 학원으로, 남자 아이인 나는 태권도 학원에 각각 보내주었다.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으나 윗집 지석이도, 3층의 민호도 목 때로 깃만 시커먼 태권도 도복을 입고 쭈쭈바를 빨아댔으니까. 엄마는 유난히 몸집이 작았던 아들이 정신과 육체 단련에 좋다는 태권도 학원이라도 보내면 좀 나아질까 하는 작은 기대 같은 걸 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무도에 뜻이 없었던 나는 호랑이 사부님을 피해 학원을 땡땡이치기 일 수였고 덕분에 배움에 욕심이 많았던 누나가 동생의 원비를 대신해 다녔던 추억이 있다. 노란 띠도 벗어나지 못한 아들의 손을 붙잡고 엄마는 동네에서 제일 큰 수영 스포츠 센터로 데려갔다. 물을 만나 신이 난 아이들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고 고.. 2020. 5. 30.
SPLASH! _ 훗뺌이 작가님의 후기는 더보기 클릭 시 보실 수 있습니다. 더보기 실력에 비해 너무 어려운 구상을 했나봐요... 배경을 그리고 싶었는데...ㅠㅠ 이도저도 아닌 그림이 되어버렸네요. 여름날 둘이 당번으로 화단에 물 주려다가 정수가 물벼락을 맞기 직전인 그림(이었던 것)입니다. 저보단... 다른 분들이... 갓썰을 풀어주시리라 믿습니다. 희특 충성충성 2020. 5. 30.